벨연구소의 트랜지스터에서 시작된 반도체는 발전을 거듭해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등 모든 전자장치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부품으로써 현대사회 발달에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국내 반도체는 1960년대 중반을 시작으로 1974년 삼성반도체가 등장하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미국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우리나라는 약 20%로 세계 시장 2위다. 전체 반도체 시장을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로 구분한다면 메모리는 30% 전후며, 시스템반도체는 약 60%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우리 기업이 약 60%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는 20% 정도다. 전체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 근간이 되는 소재 및 장비 산업은 여전히 미국과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경쟁은 지난 수십년간 주로 선단 공정 경쟁이 중심이었으나, 그 기술의 한계로 최근 10여년은 여러 레거시 노드를 모아 단일 패키징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개발이 경쟁의 중심이 됐다. 지금까지의 2D 패키징에서 2.5D와 3D로의 발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현재 산업계에서 인정하는 최고 기술은 TSMC의 CoWoS(Chips on Wafer on Substrate)로, 고밀도 반도체칩을 패키징하기 위해 도입된 최첨단 기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포저라는 기발한 절충안을 개발한 TSMC는 또한 인터포저를 없애는 다음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챗GPT 출현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증하면서 TSV(Through Silicon Via)나 HBM(High Bandwidth Memory) 수요가 급격히 늘어 고급 패키징 기술인 CoWoS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텔의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2.3D 방식과 삼성전자의 큐브 등이 있으나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TSMC 기술이다. 이처럼 인텔, TSMC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이 패키징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충남 천안에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는 발전 속도는 반도체 패키징 개발 가속화로 더욱 현실화하고 있고, 향후 반도체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향후 우리 반도체 산업은 시스템반도체와 장비 국산화, 패키징 분야 기술개발, 고급인력양성 등의 과제를 갖고 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전문인력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정부나 기업 모두가 동의하지만, 어떤 부분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부분은 정부, 기업, 대학간 협의를 통해 미래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산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최신기술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인력을 배출하려면 산학·연구·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협력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대학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있어 실무능력 배양 측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수요 맞춤형 연구·개발과 병행한 인력양성 사업으로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는 단순히 인력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 및 배출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정부와 기업 및 대학의 산학 연계 의지가 절실한 것이다.
*출처 : 전자신문 <원문보기>